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와사비 감상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런 날엔 무겁고 철학적인 영화보단, 유쾌하고 시원시원한 액션 코미디가 딱이죠. 그래서 꺼내본 영화가 바로 《와사비 (Wasabi)》였어요. 그리고 단언컨대, 이 영화는 그런 목적에 아주 충실한 작품이었어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영화는 유쾌한 프랑스 아저씨의 일본 난입기예요. 너무 과장된 표현 같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 나면 저 말이 얼마나 정확한지 알게 되실 거예요.

프랑스 형사의 일본행,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영화는 파리의 거친 형사 위베르(장 르노 분)가 전 여자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일본에 오면서 시작돼요. 그리고 일본에서 자신에게 19세 딸이 있다는 걸 알게 되죠. 당황스러울 법도 한데, 위베르는 어차피 원래 그런 일에 크게 동요하는 타입이 아니에요. 묵묵히, 무뚝뚝하게, 하지만 은근히 따뜻하게 그녀의 흔적을 따라가요.

 

여기까지만 보면 잔잔한 드라마로 흘러갈 것 같지만, 그건 착각이에요. 이 영화의 본색은 바로 뒤에 드러나죠. 그녀의 죽음 뒤에는 거대한 음모가 있고, 딸을 노리는 이들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프랑스식 액션 코미디가 펼쳐지거든요.

와사비처럼 톡 쏘는 전개와 웃음

《와사비》라는 제목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에요. 영화는 한순간도 지루할 틈 없이 전개돼요. 유쾌한데 가끔은 진지하고, 웃기지만 눈물도 찔끔 나오는 장면도 있어요. 특히 위베르와 딸 유미의 관계 변화는 짧지만 뭉클했어요.

딸이란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위베르의 행동은 조금씩 변해요. 여전히 무뚝뚝하지만, 그녀를 지키는 태도나 말투에서 _아버지로서의 책임감_이 느껴졌어요. 그리고 그걸 무겁게 그리지 않고, 코미디 속에서 풀어낸 점이 정말 좋았어요.

낯설지만 반가운 일본 배경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도쿄예요. 프랑스 영화인데도 거의 대부분의 장면이 일본에서 촬영됐고, 덕분에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요. 거리 풍경, 패션, 가게, 사람들까지 모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어요.

 

그러면서도 영화는 일본 문화를 지나치게 미화하거나 이상하게 비틀지 않아요. 오히려 이질적인 문화가 충돌할 때 생기는 유쾌한 어색함을 잘 살려낸 느낌이에요. 그 덕분에 해외 배경 영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장 르노의 원맨쇼, 하지만 얄밉지 않다

이 영화는 거의 장 르노의 1인 무대예요. 그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나오는 짧은 대사와 행동 하나하나가 웃음을 유발하죠. 그런데 신기한 건, 그게 전혀 얄밉거나 억지스럽지 않다는 거예요. 뭔가 묵직한 카리스마 속에 인간적인 따뜻함이 있어서일까요?

 

그리고 미셸 뮐러가 연기한 동료 '모모'도 이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감초예요. 둘의 대화는 정말 허무하고 유치한데, 그게 묘하게 중독돼요. 프랑스식 블랙 유머가 이렇게 통쾌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캐릭터예요.

90분의 속도감, 길지도 짧지도 않게

요즘 영화들 중에는 2시간이 넘어가는 작품들이 많아서 중간에 지치는 경우도 있는데, 《와사비》는 딱 90분. 시작하고 나면 후다닥 전개되고, 중간에 지루한 부분 없이 끝까지 쭉 몰입해서 보게 돼요.

 

마치 _톡 쏘는 와사비 한 스푼을 삼킨 것처럼_, 보고 나면 가슴이 시원해지고,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런 영화는 오히려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그 맛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요.

간단 정리

영화 제목 와사비 (Wasabi)
감독 제라르 크라브지크
각본 뤽 베송
주요 배우 장 르노, 미셸 뮐러, 료코 히로스에
장르 액션, 코미디, 드라마
관람 포인트 부녀 케미, 일본 로케이션, 블랙 유머

결론

《와사비》는 완벽한 영화는 아니에요. 기승전결이 약간 튀기도 하고, 설정이 다소 비현실적이긴 하죠. 하지만 그게 오히려 이 영화의 매력이에요. 너무 현실적이지 않아서 더 편하게 몰입할 수 있었고, 덕분에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더 진하게 남았어요.

 

무거운 영화에 지쳤거나, 뻔한 헐리우드식 액션에 물린 분이라면 꼭 한번 추천드려요. 불친절하지만 정 많은 아버지와, 그 딸의 짧고 강렬한 드라마.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터지는 웃음과 속도감. 말 그대로 '와사비' 같은 영화였어요.

FAQ

Q. 영화 《와사비》는 실화인가요?

A. 아니요. 픽션이에요. 하지만 가족, 상실, 문화 충돌 같은 현실적인 감정을 묘사한 점에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요.

Q. 일본어를 몰라도 이해하기 쉬울까요?

A. 네. 영화 전체는 프랑스어가 중심이고, 일본어 대사는 대부분 번역되거나 충분히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게 구성돼 있어요.

Q. 가족 영화로 적합한가요?

A. 약간의 폭력 장면과 성인 유머가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무겁지 않아 성인 가족끼리 보기엔 괜찮아요. 다만 어린이보다는 청소년 이상 추천드려요.

Q. 이 영화는 장 르노 팬이 아니어도 재미있나요?

A. 물론이죠! 오히려 장 르노를 처음 보는 분들에겐 그의 또 다른 매력을 알게 해주는 영화가 될 수 있어요. 무겁기만 한 배우가 아니란 걸 이 영화로 알게 될 거예요.

Q. 영화 제목 ‘와사비’는 어떤 의미인가요?

A. 제목처럼 톡 쏘는 자극과 통쾌함을 상징해요. 영화 속에서 위베르가 와사비를 너무 많이 먹고 눈물 흘리는 장면은, 그 상징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대표적인 예죠.

관련 키워드

와사비 감상, 장 르노 영화, 프랑스 일본 합작 영화, 뤽 베송 각본, 일본 배경 영화, 부녀 감동 영화, 액션 코미디 영화 추천